(물생활) 수초 어항의 이끼 청소부 생이새우와 다슬기

30cm 슬림 어항 5주차

씨앗 수초 어항

알비노 네온 레드 하이도살 고정 구피 1쌍 + 치어 5마리

생이 새우 20마리, 다슬기 20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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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어항 속 생물들이 안녕하면 내 삶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항이 내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매일 아침 일어나 제일 먼저 물고기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잘 있으면 안도감이 들고 '아무 문제 없다'는 그 느낌에 내 일상이 안온해 진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어항이 이끼에게 점령 당한 것이다. 유리에는 녹점 이끼와 갈색 이끼가 생겼고, 수초 잎에는 갈색 이끼와 실 이끼가 끼었다. 물도 희부옇게 탁해진 느낌이 들었다. 

 

며칠이 지나자 이끼가 금세 번져 어항이 지저분해 보이기 시작했다. 벽면이 녹색 점으로 뒤덮여 원래 흰색인 '네온 레드 하이도살' 구피 암컷의 색이 녹색으로 보일 지경이 되었다. 자세히 보니 바닥에 썩어가는 듯 한 구피 먹이 찌꺼기와 배설물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환수를 너무 안 해주어 그런가 싶어(그 동안은 물 보충 위주로 했고, 일주일에 한 번 30% 정도만 환수해 주었다) 더 많은 양의 물을 갈아주었지만, 이끼는 도무지 사라질 것 같지 않았다. ㅠㅠ

 

이끼가 생기는 원인은 빛이 과하고, 수중의 영양이 과해서 라고들 한다.  내 경우도 구피 밥을 자주 주고 led 등을 오래 켜 둔 것이 원인인 듯 했다. 결국 이끼 청소부들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끼 청소를 잘 한다는 생이 새우와 다슬기들이다. 

 

인터넷으로 소량 주문할 수 있었는데, 생물을 택배로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코로나 사태에 아이와 온종일 집에 있다보니 수족관에 갈 형편이 되질 않아 눈 질끈 감고 주문했다. 예전에 생꽃게와 살아있는 조개도 택배로 받아 요리해 먹은 적도 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생활을 하다보니 마음이 복잡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다행히 생이 새우 20마리, 다슬기 20마리가 한 마리도 죽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다. 물맞댐 후 투입했다. 구피들은 갑작스러운 새 가족에 놀란 듯 했다. 어쩌면 외계인의 침공으로 느껴졌을런지도 모른다. 

 

갈색 이끼와 생이 새우 

갑자기 들이닥친 새 가족들에 당황한 듯... 

녹점 이끼를 열심히 갉아 먹는 다슬기

다음 날 아침... 오... 정말 놀랍게도 눈에 보이던 모든 이끼들이 사라졌다. 다행히 생이 새우, 다슬기, 구피 모두 한 마리도 죽지 않고 무사하기도 했다.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구피 밥들도 생이 새우가 모두 처리한 듯 깨끗해졌다. 며칠 키우다 보니 구피 밥이 바닥에 떨어지면 생이 새우가 꼭 붙들고 열심히 주워 먹는다. 다슬기는 쉴새 없이 유리벽에 입을 오물거린다. 녹점 이끼가 모두 사라져 다슬기 먹이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수조가 좁은 것이 모두에게 조금 불편해 보이지만 적어도 서로 잡아먹거나 해치지는 않는 것 같다. 30cm 슬림 어항에 구피 두 마리, 생이 새우 열 마리, 다슬기 다섯 마리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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