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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

애플민트, 페퍼민트 건조해서 드라이허브티 만들기

병충해 없이 무성히 자라고 있는 기특한 허브들. 


바질은 얼마 전에 수확해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애플민트와 페퍼민트 차례다. 그냥 키우고도 싶지만, 너무 잎이 무성하면 광합성도 통풍도 좋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수확하기로 결정했다. 허브 삽목 체험에서 배운대로 마디 위쪽을 바짝 잘랐다. 잘린 마디 옆에서 새순이 돋을 것이다. 감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가위로 자르는 게 좋다. 날카로운 원예가위라면 상처가 덜 나서 더 좋다. 하지만 내겐 원예가위가 없다. 원예가위 뿐 아니라 원예용품은 하나도 없다. 물뿌리개도 없어서 물을 줄 때 바가지로 준다. 흙이 패이는 것을 주의하면 별 문제가 없다.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것은 별로 돈이 들지 않는다. 화분은 흔히 주워올 수 있는 스티로폼 상자가제격이다. 가볍고 보온도 된다. 제일 많이 드는 품목이 '흙'과 '종자'다. 그 외에 바가지와 손, 가위 정도면 뭐든지 할 수 있다. 페퍼민트 줄기를 자르는데 문구용 가위라도 문제없다. 허브의 철철 넘치는 생명력을 믿고 싹둑싹둑 잘랐다. 


그 다음엔 잎을 하나하나 따서 물에 씻었다. 벌레도 없고 농약도 안 쳐서 먼지를 씻어내는 정도면 오케이다. 그리고 창고에 고이 모셔두었던 리큅 건조기를 꺼내서 70도로 2시간을 맞추고 건조시켰다. 1시간 후에 열어보니 거의가 바삭하게 말랐고, 몇몇 두꺼운 잎들은 습기가 남아있는 듯 했다. 30분 정도를 더 건조해서 바싹 마른 허브를 얻었다. 살짝 집어도 바스라질 정도로 쪼그라들고 연약해졌다. 생허브의 신선한 향과는 다르지만 낡은 옷처럼 편안하고 은은한 향이 났다. 애플민트에 뜨거운 물을 부어보니 금새 통통하게 부풀어오르며 프레시 애플민트티에 버금가는 향이 달콤한 차가 되었다. 잎을 찟지 않으니 먹기도 편했다. (나는 늘 거르는 과정을 생략하니까) 


허브는 빛, 습도, 온도에 민감하다고 한다. 밀폐용기에 넣어두는 것이 당연하지만 빛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갈색유리병이 아니라면 찬장에 넣어두는게 좋다. 


바질 페스토 만들기 http://independence30.tistory.com/entry/바질-수확-바질페스토-파스타를-만들다

생허브티 http://independence30.tistory.com/entry/상쾌한-봄날-프레시-허브티-한잔


<왼쪽이 애플민트, 오른쪽이 페퍼민트> 


<이발 후 얌전해진 모습>


<이만큼 수확했어요>


<건조기에 늘어놓은 애플민트> 


<건조 후, 초라해진 애플민트>


<건조기에 올린 페퍼민트>


<역시 초라해진 페퍼...>


<향긋한 애플민트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