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벌 한벌) 마음에 드는 옷 찾기

내가 가진 긴팔옷은 대략 스무벌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스무벌 중 외투만 해도 한 일곱벌, 블라우스와 셔츠가 다섯벌, 잠옷과 실내복이 세벌 쯤... 외출용으로 입을만한 종류는 다섯벌 쯤이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30대 여성 평균, 혹은 평균보단 좀 적지 않을까?

그 중에서 한벌을 골라야 했다. 
계절에 맞고, 편하고, 때가 잘 타지않고, 나한테 잘 어울리며, 내가 주로 활동하는 영역에서도 잘 맞는 옷. 그것이 기준이었다. 그런 옷은 단 한벌 뿐이었기 때문에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걸 보고 깨달았다. 내가 갖고 있는 옷들이 사실 다 입을만한 옷이 아니라는 걸... 

아기를 낳은 뒤로 맞지 않게 된 옷들, 1년에 한두번 입을까 말까 한 예쁘지만 불편한 옷들, 대외 활동이 많았던 예전에는 잘 입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잘 입지 않게 된 옷들, 선물 받았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옷들... 그런 옷들이 작은 옷장에 꽉 들어차 있었다. 입지 않는 옷들로 공간과 마음을 어지럽힐 이유가 있을까. 외투 종류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커다란 비닐에 넣어 창고로 넣어두었다. 

만약 이것들 중에 남길 옷과 버릴 옷을 골라야 했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비싸게 구입한 옷이나 예전에 입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는 옷들은 웬만해선 버려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단 한벌만 남긴다고 생각하니 의외로 쉽게 정리가 되었다. 창고에 들어간 '예비옷'들은 자리가 있는 한은 일단 그곳에 두고 갑자기 필요해질 때를 대비해 두려 한다.